지난 2014년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선을 보인 ‘NEXT경기 창조오디션’. 수백여 개의 시·군 사업에 예산을 쪼개주던 관행에서 벗어나 될 만한 사업에 최대 100억 원을 몰아주며 예산 지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이 사업이 올해 7월 시즌3을 맞았습니다. 이에 <경기G뉴스>는 지난 시즌1·2에 주목받았던 사업들과 현재 진행사항 등을 알아보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합니다.[편집자 주]

“버려진 공간에서 피어난 靑春의 꿈”

◇시흥시의 경기청년협업마을 사업은 지역 청년들이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생활하며 그들의 꿈을 이루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됐다. ⓒ경기G뉴스 허선량


1988년 시흥시 대야동에 둥지를 튼 한국가스안전공사 시흥청사. 지난 2013년 공사가 지방으로 이전을 결정하면서 25년간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이었던 이곳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대지 4만1133㎡, 건축연면적은 12개동에 1만7729㎡인 이곳을 시흥시는 시비 427억원에 매입해 시민들의 학습공간으로 조성했다.

그렇게 지난 2014년 8월, 전국 최초 3세대가 소통하는 학습·문화·예술 복합공간인 ‘시흥ABC행복학습타운’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평생교육원이 입주한 ‘으뜸관’, 유스호스텔 형태의 기숙시설인 ‘100년 상상관’, 공연과 강연이 가능한 ‘ABC홀’, 복합문화체육시설 문화공연등이 상시 운영되는 ‘한마음관’, 진로도서관 및 카페테리아가 입주한 ‘지혜관’으로 이뤄졌다.

“2014년 시흥ABC행복학습타운이 개관하면서 이곳에 공동육아나눔터 등 영유아를 위한 공동육아나눔터부터 청소년의 진로탐색을 위한 진로도서관, 중장년과 어르신들을 위한 평생교육원 등이 들어섰어요. 전국 최초로 3세대가 함께 어우를 수 있는 공간이었죠.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청년들을 위한 공간만 빠져 있었어요.”

시흥시 평생교육원 평생학습과 이지예 주무관은 경기청년협업마을을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버려진 공간에서 피어난 靑春의 꿈”

◇경기청년협업마을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시흥시 평생학습과 이지예 주무관은 “청년들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허브 공간의 부재가 경기청년협업마을을 기획하게 된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경기G뉴스 허선량


■ 청년을 위한 꿈의 허브 공간 조성

‘우리 지역 청년들은 과연 어디에서 모일까’

부천시와 광명시, 안양시, 안산시에 걸쳐 길게 자리 잡은 시흥시는 지역 특성 상 젊은이들이 지역 내 한 곳에서 모이기보다 인접한 다른 지역으로 이탈이 잦은 편이었다.

특히, 3개의 생활권으로 나눠지다 보니 지역 청년들이 모여서 함께 활동하고 꿈을 이룰 수 있는 공간은커녕 마땅한 번화가조차 없었다.

“시흥ABC행복학습타운 12개동 중 4개동이 빈 공간으로 남아 있었어요. 이곳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다가 청년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미자는 의견이 나왔죠.”

문제는 돈이었다. 부지를 매입하는데 시비의 10%에 해당하는 427억 원이 투입된 상황에서 새롭게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자금은 큰 부담이었다.

이 주무관은 “청년을 위한 공간을 꾸미기로 결정하고 자금 마련에 고심하던 중에 NEXT경기 창조오디션을 알게 됐다”며 “경기청년협업마을 사업을 가지고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중에 오디션에 참가했던 분에게 들었는데 5분의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수백 시간을 연습했다고 해요. 그만큼 시흥시에게 이 오디션은 중요했어요.”



“버려진 공간에서 피어난 靑春의 꿈”

◇시흥시는 NEXT경기 창조오디션에서 창조상을 수상, 75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시흥ABC행복학습타운 4개동을 청년들을 위한 협업 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경기G뉴스 허선량


■ 창조오디션으로 75억원 사업비 확보

청년협업공간을 조성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청년들과 전문가 간 네트워킹을 통해 침체된 지역 활성화 및 청년들의 꿈 실현을 지원한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시흥시 경기청년협업마을 만들기 사업은 지난해 10월 열린 NEXT경기 창조오디션 시즌2에서 창조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시는 75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현재 시흥시는 시흥ABC행복학습타운 내 비어있던 4개동을 청년들을 위한 협업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기존 시 예산으로 진행 중이었던 열림관의 구조보강 및 개선공사를 창조오디션을 통해 확보한 75억 원으로 올해 2월 완료할 수 있었어요. 또 올해 7월부터는 또 다른 공간인 가치관 내 리모델링 공사가 들어갈 예정이에요.”



“버려진 공간에서 피어난 靑春의 꿈”

◇공사가 완료된 열림관은 협업공간과 소호형 사무실 등으로 이뤄져 있다. 공간 곳곳은 청년들이 기증한 물건들로 꾸며졌다. ⓒ경기G뉴스 허선량




“버려진 공간에서 피어난 靑春의 꿈”

◇지자체 최초 DJ장비를 완비해 DJ를 꿈꾸는 청년들이 이곳에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경기청년협업마을


우선 올해 2월 공사를 완료한 열림관은 개방형 협업공간이다. 지상3층, 지하1층의 연면적 1485㎡로 누구에게나 개방된 오픈스페이스부터 소호형 사무실, 회의실, 댄스 연습실 등으로 꾸며졌다. 특히 이곳에는 지자체 최초 DJ장비를 완비해 DJ를 꿈꾸는 청년들이 이곳에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주무관은 “청년들이 1년 365일 24시간 함께 일하고 먹고 자며 또 일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에서 가장 창의적인 공간으로 꾸몄다”며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바닥 난방부터 먹고 생활할 수 있도록 오픈키친, 샤워실 등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목공소인 청년공방, 레지던시 공간인 예술놀이터가 공사를 완료했고 오는 7월부터는 공동 협업 사무실인 가치관의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된다.



“버려진 공간에서 피어난 靑春의 꿈”

◇열림관 내 오픈테라스에서 한 청년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경기G뉴스 허선량




“버려진 공간에서 피어난 靑春의 꿈”

◇목공소에서는 경기청년협업마을 공간을 채울 가구들이 제작되고 있다. ⓒ경기G뉴스 허선량


■ 협업과 공유로 자생력 키워

“가치관에는 VR 등 미디어 창작전용 스튜디오가 들어설 계획이에요. 또 1인 창작자 및 기업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죠. 그들이 이곳에서 서로 협업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목표예요.”

청년들을 위한 교육과 문화 그리고 협업이 한 공간 안에서 이뤄지는 경기청년협업마을. 이곳은 단순히 청년들을 위한 지원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자생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한다는 데 의의가 크다.

이 주무관은 “경기청년협업마을 기업 및 단체들이 협업을 통해 수익과 가치 등이 창출되면 협업마을에 재기여하거나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경기청년협업마을은 청년들의 전략적 협업을 지원하고 멘토링과 네트워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개발 중이다.

“경기청년협업마을을 중심으로 한 창조협업벨트를 구축하는 게 가장 큰 비전이에요. 이곳에 모인 청년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고 추후에는 시흥스마트허브 기업과의 협업을 위한 창의 플랫폼 역할도 수행하고 싶습니다.”

청년들의 꿈이 자라는 공간으로 재탄생 중인 경기청년협업마을. 이곳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홈페이지(www.outown.kr)와 페이스북(www.facebook.com/outow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버려진 공간에서 피어난 靑春의 꿈”

◇시민들이 기증한 책으로 채워지는 공유 책장. ⓒ경기G뉴스 허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