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가 역량 키워 가족해체 막는다

◇경기도여성비전센터는 6월 29일 ‘가족상담가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이야기 치료 모델’ 교육을 실시했다. ⓒ경기G뉴스


“같은 그림을 보고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죠. 이야기 치료에 대해 배우면서 내담자의 이야기를 ‘맞다’ ‘틀리다’가 아닌 그 사람의 이야기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여성비전센터를 찾은 하남시 건강가정지원센터 이수현 상담사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준비가 되지 않은 내담자들의 경우 상담 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경우도 있다”며, 이들의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도 여성비전센터 1층 나혜석 홀에서는 시군건강가정지원센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가정·성폭력상담센터 등 도내 여성가족기관 상담소 및 센터 상담가들이 모인 가운데 ‘이야기 치료 모델’ 교육과정이 진행됐다.

이번 교육은 부부문제, 이혼문제, 부모문제, 자녀문제, 세대 간의 갈등, 가족의 기능상의 문제 등 가족으로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상담함으로써 ‘가족해체’를 예방하고 있는 상담가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최근에는 이혼의 증가, 가정폭력에 따른 여성학대와 아동학대의 증가, 그리고 자녀의 양육 포기와 실직가장의 자살 및 가출 등으로 가족해체가 하나의 사회-병리적 현상으로 대두되고 있어 이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이날 교육된 ‘이야기 치료’는 상담기법 중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것으로, 내담자가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이야기 외에 다른 긍정적인 모습을 끄집어냄으로써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다. 내담자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 그들의 긍정적인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상담가 역량 키워 가족해체 막는다

◇도 여성비전센터는 지난 2013년 경기도 건강가정지원센터를 개소해 도내 31개 시군의 건강가정지원센터를 관리하는 광역센터의 역할을 하는 한편, 가족상담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경기G뉴스


“어떤 사람이 알코올 중독이라고 하면 그 문제가 마치 그 사람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되는 경향이 있죠. 그렇게 낙인이 찍히면 그가 가진 다른 이야기들은 간과되거나 잊히고 맙니다. 이야기 치료는 그들이 가진 다른 긍정적인 모습에 대해 대화하면서 그들이 ‘나에게도 지금과 다른 삶이 있었고, 다시 그렇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겠구나’라고 느끼게끔 돕습니다.”

교육을 진행한 김은영 한신대 교수는 사람들은 모두 부정적인 이야기와 긍정적인 이야기를 갖고 있으며, 자신에 대한 관점과 해석을 달리하면 얼마든지 삶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야기 치료 모델은 문제가 되는 부분을 꼬집어 지적하지 않기 때문에 ‘왜 내가 상담을 받아야 해. 나는 상담 받기 싫어’라고 상담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이다. 상담이 아니라 대화의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집단 활동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면서 “새롭게 나타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새로운 상담기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여성비전센터는 2015년 전문적 역량의 상담가를 육성하기 위한 ‘상담가 지원사업’을 시작했으며 ▲사례개념화 ▲트라우마 상담 ▲성(性) 치료 ▲이마고 치료모델 ▲보웬 치료모델 등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3년에는 경기도 건강가정지원센터를 개소해 도내 31개 시·군의 건강가정지원센터를 관리하는 광역센터의 역할을 하는 한편, 가족상담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센터 내 가족상담소에는 현재 10명의 상담사가 가족해체의 위기를 경험하는 부부 및 가족에게 전문적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성비전센터 건강가정지원팀 엄미숙 주무관은 “상담가 지원사업은 경기남부와 북부에서 진행된다. 지난해 15회의 교육을 진행했고, 올해는 16회의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지난해부터는 ‘찾아가는 상담’을 실시하면서 경기도 전체 도민의 심리적·정서적 안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기만 건강가정지원팀장은 “이혼의 위기에 처한 부부들을 대상으로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면 3~4회만에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가 개선되는 경우도 많다. 저희 상담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부부 중에는 ‘상담사 분들의 도움을 미리 받았더라면 이렇게까지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도 있었다”면서 “가족해체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예방하고 건강한 가정, 나아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여성비전센터의 가족상담을 원하는 도민은 전화 031-8008-8049번으로 문의하면 된다.



상담가 역량 키워 가족해체 막는다

◇경기도여성비전센터는 2015년 전문적 역량의 상담가를 육성하기 위한 ‘상담가 지원사업’을 시작했으며 ▲사례개념화 ▲트라우마 상담 ▲성(性) 치료 ▲이마고 치료모델 ▲보웬 치료모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G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