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11시 경기상상캠퍼스 조성부지에서 열린 ‘업 페스티벌(Up Festival)’에서 참석자들이 업사이클 제품을 체험해보고 있다. ⓒ경기G뉴스 고정현
“어머 너무 예쁘다! 근데 이게 ‘쓰레기’로 만든 거라고?”
자투리 가죽과 너덜너덜해진 현수막, 지하철역 광고판, 작거나 낡아서 입지 못하는 의류, 자전거 체인과 커피 자루…. 더 이상 쓸모가 없어서 버려진 쓰레기가 디자이너의 손을 거치자, 전혀 새로운 느낌의 가방과 액세서리, 생활용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는 23일 경기상상캠퍼스 조성부지(옛 서울농생대 부지)에서 열린 ‘업 페스티벌(Up Festival)’에서 펼쳐진 ‘업사이클(Up-cycle)’의 화려한 마법이다.
‘업사이클’이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Recycle)’의 합성어로, 단순한 재활용(리사이클)을 넘어서 새로운 디자인과 쓰임새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신개념 재활용을 말한다.
경기도는 23일부터 25일까지, 업사이클에 대한 도민의 이해를 높이고 환경과 자원의 소중함을 인식시키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업사이클 제품을 한자리에 모은 ‘업 페스티벌’을 진행 중이다.
이 날 오전 11시에 열린 개막식에는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와 이효경 도의회 도시환경위원장, 임문수 한국폐기물협회장, 김미경 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이번 ‘업 페스티벌’에 대해 폐자원을 활용해 하나밖에 없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을 주제로 열린 만큼 환경을 산업으로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의미에서 뜻 깊은 축제라고 설명했다. ⓒ경기G뉴스 고정현
이재율 행정1부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며 “이는 지구 온난화 등 환경적인 요인으로 이러한 환경 이슈는 사람들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만큼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지구의 공통된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 부지사는 이어 “이에 도는 지난 6월 ‘자원이 순환하는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경기도 비전’을 발표하고, 환경을 일자리와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이번 ‘업 페스티벌’은 폐자원을 활용해 하나밖에 없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을 주제로 열린 만큼 환경을 산업으로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의미에서 뜻깊은 축제”라고 설명했다.
이효경 도의회 도시환경위원장도 축사를 통해 “오는 2017년 말에 이 자리에 ‘업사이클 플라자’가 생길 것”이라며 “이곳에서 자원순환과 산업, 청년일자리가 어우러져,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도의회에서도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 날 개막식에 참석한 내빈들이 매직트리에 물을 부으며 업 페스티벌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 ⓒ경기G뉴스 고정현
■ 폐현수막·광고판, 나만의 에코백으로 탈바꿈
이번 축제는 국내 업사이클링 제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 코너와 다양한 재활용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나눔장터, 업사이클링 제품을 디자이너와 함께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 부스로 꾸며졌다.
우선, 전시회에서는 다양한 업사이클 제품들이 선을 보였다. 국내 업사이클 업체인 바다보석, 세컨드비, 터치포굿, 에코파티메아리 등 10개 업체가 공동으로 참여해, 폐팔레트를 새롭게 디자인한 부스에서 리사이클 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이 가방은 지하철 역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고판을 뜯어서 만든 제품이에요. 지하철 광고판에 매번 다른 광고가 걸리듯이 이를 활용해 만든 가방도 세상에 하나밖에 없죠. 이러한 희소성이 업사이클 제품의 가장 큰 인기요인이라 할 수 있어요.”
김미경 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 부회장은 지하철 광고판으로 제작한 터치포굿의 방수가방을 들고 이렇게 설명했다. 이밖에도 전시장에는 폐트병에서 추출한 섬유조직으로 만든 캐릭터 담요부터 버려진 폐자전거로 만든 조명, 바다에 버려진 깨진 유리조각이 파도에 마모된 바다유리를 이용한 악세사리 등 다양한 업사이클 아이디어 제품들을 볼 수 있었다.
자전거 소모품을 활용한 세컨드비의 인테리어 소품을 구경하던 이효경 도의회 도시환경위원장은 “아이디어가 너무 좋다”며 “자전거 체인과 바퀴 휠로 만든 조명은 집에 들여놓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율 행정1부지사가 자동차 안전벨트를 이어 붙여서 만든 독특한 디자인의 업사이클 가방을 들여다 보고 있다. ⓒ경기G뉴스 고정현
■ 보고 듣고 체험하는 자원순환의 가치
메인 무대 앞쪽으로는 관람객이 직접 업사이클 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부스가 마련됐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이곳에서 리사이클 디자이너와 함께 버려진 자원을 활용해 나만의 가방과 액세서리 등으로 만들어 볼 수 있다.
라면과 과자 봉지 등 가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비닐 포장지를 활용한 업사이클 뱃지와 자전거 튜브를 이용한 동전지갑, 헌옷과 자투리 운동화 끈으로 만드는 팔찌 등은 무료로 체험이 가능하다.
또 바다유리를 활용한 목걸이와 폐현수막으로 만드는 나만의 에코백, 황마소재의 커피자루 자투리 원단을 이용해 만드는 슬리브 등도 3,000~5,000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어 볼 수 있다.
이 날 축제에 참가한 에코토리(ecotory)의 이동한 대표는 “아이들이 재활용을 쉽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포리와 함께 비닐 모으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라며 “폐비닐을 넣을 수 있는 포리 캐릭터 풍선을 아이들에게 나눠주면 아이들이 여기에 폐비닐을 모아서 가지고 놀다가 자연스럽게 재활용에 동참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 “아이들이 자원순환을 어려운 게 아니라 즐거운 놀이로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번 캠페인을 기획하게 됐다”며 “포리 풍선이 재활용될 때마다 지역 내 아동복지센터에 1,000원이 기부되는 시스템인 만큼 이 캠페인이 널리 확산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수원시 영통구에서 온 가정주부 박미경 씨도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폐비닐봉지와 헌옷을 활용해 전혀 새로운 제품으로 다시 만드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며 “이곳에서 체험한 대로 집에 돌아가면 헌옷을 이용해 에코백 만들기에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업사이클 체험 프로그램 부스에서 아이들이 라면봉지 등 버려진 포장지를 가지고 업사이클 뱃지를 만들어 보고 있다. ⓒ경기G뉴스 고정현
이와 함께 의류, 신발, 유아용품, 액세서리 등 재활용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나눔장터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친구와 함께 축제장을 찾은 김호경 씨는 “아이들 용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소식에 겸사겸사 친구와 함께 왔다”며 “재활용품 뿐 아니라 신상품도 싸게 팔고 있어서 알뜰하게 쇼핑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축제에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구축방안과 자원순환 활성화 방안을 다루는 전문가 특강과 버스킹 공연, 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함께 진행된다.
윤중환 도 자원순환과장은 “업 페스티벌은 재활용품의 가치가 재탄생하는 과정을 직접 보고 체험하며 도민이 환경과 자원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기회의 장”이라며 “이번 행사로 도민들의 자원순환제품에 대한 이해가 한층 높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축제 참가자들이 친환경 동력인 자전거를 이용해 솜사탕을 만드는 체험을 진행 중이다. ⓒ경기G뉴스 고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