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람 경기도일자리재단이 좋다’ 연재순서 |
∘1화 ‘경기도일자리재단’ 출범 의미와 추진계획 ∘2화 일자리재단, 경기도 일자리정책의 틀을 바꾸다 ① 4개 기관 통합…3본부 1학교로 ② 청년·중장년 위한 맞춤형 취업지원서비스 ③ 여성 취·창업 지원 ∘3화 김화수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 인터뷰 |
◇국제적 금융위기 이후 노동시장 경직에 따른 지역 일자리 미스매치와 인력 수급의 불일치 해소를 위한 인적자원개발의 중요성 대두되고 있다. 자료사진. ⓒ경기G뉴스
“지금까지 100통쯤 썼나? 솔직히 이젠 자소서(자기소개서) 쓰는 것도 지쳐요.”
올해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김미나(가명·24) 씨는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취업사이트에 뜬 신규 일자리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그에 맞춰 자기소개서를 가공하고 접수하는 일을 하다보면 오전 일과가 끝난다.
“취업 준비 초기만 해도 제 전공과 맞는 기업, 하고 싶은 일 등을 따져서 지원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신규 직원을 채용한다고 하면 무조건 지원해요. 하도 많이 써서 이제 자기소개서는 눈 감고 쓸 정도가 됐죠.”
이력서를 낸 후 학교에 등교한 김 씨는 친구들을 만나 다양한 취업 관련 프로그램과 스터디에 참여하며, 오후 일정을 보낸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더욱 의욕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취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는 김 씨.
하지만 함께 준비하던 친구들이 하나둘 취업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이 생활에 대한 회의가 밀려온다.
극심한 취업난에 대한민국 청년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청년(15~29세) 실업률은 9.3%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민국 사회 불안 중 하나인 청년 실업률이 일자리 부족이 아닌 일자리 미스매치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재단 설립 배경
국제적 금융위기 이후 노동시장 경직에 따른 지역 일자리 미스매치와 인력 수급의 불일치 해소를 위한 인적자원개발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언론에선 청년 실업의 원인으로 ‘일자리 미스매치’를 꼽고 있다. 이는 노동 시장에 어떤 불균형이 있음을 뜻한다.
쉽게 말해 구직자와 구인 기업 간에 불일치가 크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한다. 구직자의 눈높이에 기업이 맞지 않거나, 기업이 원하는 역량을 구직자가 갖고 있지 않거나, 좋은 일자리가 있는지 구직자가 아예 모른다는 것이다.
◇9월 1일 부천시 원미구 옛 원미구청사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기도일자리재단 출범식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기G뉴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가 나섰다. 맞춤형 고용서비스 제공으로 고용 기회 확대와 도민 복지증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경기도일자리재단’이 지난 9월 1일 출범한 것이다.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전국 최초로 도 및 공공기관에서 추진 중인 고용서비스를 포괄하는 ‘일자리 거버넌스’를 구축해 원스톱 취업서비스를 제공한다.
도일자리재단은 행정기관이 가진 인력·조직·예산의 경직성을 극복해, 무한경쟁의 노동시장에서 일자리 창출과 고용증진을 이루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실제로 독일,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공공 중심보다 지역사회 기반 고용·복지 연계방식의 통합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를 모델 삼아 도는 ‘일자리 70만개 창출’을 목표로 공공고용서비스 시스템의 전문화 및 통합 서비스 제공에 거점 역할을 할 일자리재단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
■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재단 역할
“여러 개로 나눠진 일자리 기관을 통합해 경기도 일자리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 컨트롤 타워’를 만들 순 없을까?”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이러한 의문에서 출발했다. 이에 경기연구원은 지난해 8월 30일 ‘경기도일자리재단’ 설립 추진 방침을 확정했고 올해 3월 일자리재단 설립의 근거가 되는 ‘경기도 일자리재단 설립 및 운영 조례’가 제정됐다. 예산으로 120억 원을 확보했다.
9월 1일 드디어 일자리재단이 부천시 옛 원미구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단은 경기일자리센터, 경기여성능력개발센터, 북부여성비전센터, 경기도기술학교 등 일자리 관련 유관기관을 하나로 통합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비롯해 일자리 정책에 대한 중앙-지방, 민-관을 연결하는 허브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다양한 고용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시행 기관을 찾아 헤매던 구직자들은 이제 여기저기 돌아다닐 필요 없이 일자리재단만 방문하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안내받을 수 있다.
◇경기일자리센터는 찾아가는 일자리버스, 공공기관 기간제 근로자 채용 연계 사업, 경기 청년희망 채용 한마당, 중소기업 취업 연계 사업 등을 시행해왔다. ⓒ경기G뉴스
총 4개의 일자리 기관이 하나로 통합된 경기도일자리재단. 그만큼 통합 전과 달리 재단의 역할과 기능에 대변화가 예고된다.
일자리재단 기구는 3본부(기획연구조사본부, 고용성장본부, 북부일자리본부), 1학교(경기도기술학교)로 조직됐다.
먼저, ‘기획연구조사본부’에서는 일자리 정책을 총괄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이곳에선 일자리 연구·수요조사, 경제·통계분석, 구직자 특성분석 시스템 구축, 노동정책 연구, 고용지원 플랫폼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 경기일자리센터, 여성능력개발센터가 통합된 ‘고용성장본부’는 각 기관이 시행 중인 13개, 22개 사업을 이관받아 청년, 중장년, 여성, 퇴직군인, 장기실업자 등 연령별·계층별 맞춤형 취업지원서비스를 각각 제공한다.
통합 전 경기일자리센터는 찾아가는 일자리버스(매월 진행), 공공기관 기간제 근로자 채용 연계 사업, 경기 청년희망 채용 한마당, 중소기업 취업 연계 사업 등을 시행했다. 여성능력개발센터는 온라인 취업지원 서비스 ‘꿈날개’를 통해 시·공간적 제약 없이, 경력개발형 교육운영 모델을 기반으로 여성의 취업 및 창업 지원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북부여성비전센터의 17개 사업은 ‘북부일자리본부’에 이관된다. 북부여성비전센터는 찾아가는 맞춤형 여성 취·창업 교육, 취·창업박람회 ‘일뜰날’을 통해 여성의 경제자립 지원 및 활력 충전에 힘썼다. ‘북부일자리본부’는 경기북부의 지역적 특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던 점을 보충해 구직상담 및 알선, 여성 취·창업지원, 새일 센터를 운영한다.
이 밖에 ‘경기도기술학교’는 기존처럼 산업특성에 맞는 분야별 전문 직업훈련과 산학협력을 추진한다.
◇경기도기술학교는 기존처럼 산업특성에 맞는 분야별 전문 직업훈련과 산학협력을 추진한다. ⓒ경기G뉴스
■ “일자리 통합 네트워크 구축”…재단 향후 과제
경기도는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는 남경필 지사의 신념하에 ‘민선6기 일자리 70만개 창출’을 도정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일자리재단은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컨트롤 타워다.
김화수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는 “유연하고 개방적인 고용서비스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라며 “비교적 딱딱한 정책프로그램이 아닌 수요자의 메시지를 담아 플랫폼을 만드는 것으로 발전시키겠다. 지자체의 모범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경기연구원의 ‘경기도일자리재단 비전 수립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일자리재단이 가진 장점은 도내 일자리 지원 전담기관으로서의 지위, 일자리 지원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 보유 등이다.
경기연구원 최석현 연구위원은 “하나의 거버넌스(일자리재단)를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 테크노밸리 조성 등과 함께 일자리 지원에 대한 도민의 관심이 높아진 데 있다”며 “또 타 지역 우수 기업의 경기도 이전 및 벤처 중소기업 창업 증가로 양질의 일자리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5일 도는 ‘경기도 일자리재단 설립을 위한 발기인 총회 및 창립이사회’를 개최해 일자리재단의 설립 취지문 채택, 운영 정관, 2016년도 사업계획, 기본운영 재산 등을 심의·의결했다. ⓒ경기G뉴스
“연령·성별·학력별 특성을 고려한 구직자 상담 도구를 개발해 재단 상담원들이 구직자에게 더 효과적으로 고용서비스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합니다.”
최석현 연구위원은 일자리재단의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각 시·군과 협의를 통해 더 탄탄한 플랫폼을 구축,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온라인 서비스를 알기 쉽게 구성해 도민들이 접근하기 쉽게 제공하고, 4개 기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경기도는 10월까지 일자리센터, 여성능력개발센터, 북부여성비전센터, 기술학교 등 4개 기관에 대한 조직 폐지, 예산·공유재산 및 업무이관 등의 통합 절차를 완료한 다음,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채용자에게는 ‘내게 딱 맞는 일자리’를, 고용자에게는 ‘내게 꼭 필요한 인재’를 찾아줄 경기도일자리재단. 원스톱 맞춤형 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 위상을 드높일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가 높다. 취업 고민, 이제 더 이상 혼자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일자리재단의 문을 두들겨 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