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살롱]은 일상이 바빠 제대로 문화예술을 향유하지 못하는 도민들에게 간접체험의 기회를 드리고자 경기G뉴스가 마련한 기획시리즈입니다. 도내 각종 전시회·발표회·음악회 소식을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편집자 주]

독립운동기념관 4곳 유물, 한자리에 모았다

◇안성3·1운동기념관은 최근 전시 유물 교체와 전시 내용 보완, 외부 체험시설 확충 등 전시관 개선 사업을 마치고 재개관했다. ⓒ경기G뉴스 고정현


안성시 원곡면 만세로(칠곡리). 이곳은 성은고개, 또는 양성고개로 불린다. 일제강점기 3·1운동 만세 시위지여서 ‘만세고개’라고 이름 지어진 곳이다.

안성 만세고개에는 안성3.1운동기념관이 있다. 이곳에서 독립운동의 역사를 되새겨보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오는 3월 31일까지 열리는 <독립운동, 대한민국의 역사다> 특별기획전이다.

17일 오전 안성시 원곡면 안성3·1운동기념관을 찾았다.


안성시 원곡·양성…3.1운동의 실력항쟁지

안성 원곡면과 양성면에서 지역주민들이 산발적으로 시작한 시위는 1919년 4월 1일 연합 만세 시위로 이어졌다.

그날, 원곡면사무소 앞에는 1000명의 주민이 모였다. 이들은 태극기를 들고 ‘독립만세’를 외친 후, 양성면으로 발길을 옮겼다. 만세고개에 이르러 양성 주민 1000여 명이 합세했고, 양성주재소, 양성면사무소, 우편소 등을 파괴하고 불태웠다.

안성시 원곡·양성 지역은 일제시대에 평안북도 의주군, 황해도 수안군과 더불어 민족대표 33인의 재판에 원용(援用)될 만큼 격렬했던 3.1운동의 실력항쟁지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



독립운동기념관 4곳 유물, 한자리에 모았다

◇안성시는 지난 2001년 안성3·1운동기념관을 건립했다. ⓒ경기G뉴스 고정현


안성시는 이를 기리기 위해 지난 2001년 안성3·1운동기념관을 건립했다. 안성3·1운동기념관은 최근 전시 유물 교체와 전시 내용 보완, 외부 체험시설 확충 등 전시관 개선사업을 마치고 재개관했다.


각 지역에 있는 독립운동기념관 찾아가는 계기 마련

안성3·1운동기념관 <독립운동, 대한민국의 역사다> 특별기획전은 다양한 주제로 건립된 독립운동 기념관 4곳에서 소장한 유물을 한자리에 모아 살펴보도록 기획됐다.



독립운동기념관 4곳 유물, 한자리에 모았다

◇이번에 소개되는 기념관은 안성3ㆍ1운동기념관을 비롯해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춘천 의암 류인석 유적지(기념관), 양평 몽양 여운형 생가기념관 등 4곳이다. ⓒ경기G뉴스 고정현




독립운동기념관 4곳 유물, 한자리에 모았다

◇전시를 기획한 안성시 문화관광과(안성3‧1운동기념관) 김대용 학예연구사가 전시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경기G뉴스 고정현


이번에 소개되는 기념관은 안성3·1운동기념관을 비롯해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춘천 의암 류인석 유적지(기념관), 양평 몽양 여운형 생가기념관 등 4곳이다. 특히 각 기념관에서 공개하지 않았던 소장유물(유물 및 복제본)이 전시됐다.

전시를 기획한 안성시 문화관광과(안성3‧1운동기념관) 김대용 학예연구사는 “이 전시가 하나의 시도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독립운동기념관을 많은 이들이 잘 모르는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이러한 기념관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찾아가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며 “‘장소’, ‘인물’, ‘사건’에 주안점을 두고 독립운동기념관 4곳을 정했다”고 소개했다.

‘장소’는 안성3.1운동기념관, ‘인물’은 의병인 의암 류인석 선생(춘천 의암 류인석 유적지)과 초창기부터 해방기까지 국가건설에 힘을 쓴 몽양 여운형 선생(양평 몽양 여운형 생가기념관)을 선정했다. ‘사건’과 관련해서는 해방 이후 민주화운동 등과 연결되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택했다.

전시된 유품을 살펴보면?



독립운동기념관 4곳 유물, 한자리에 모았다

◇이번 전시회 기간은 오는 3월 31일까지다. 관람시간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과 그 전날이다. 관람요금은 무료다. ⓒ경기G뉴스 고정현


전시는 2016년 경기도 박물관 미술관 지원사업으로 추진됐다.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다양한 독립운동이 전개된 사실을 다시 기억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게 전시 기획취지다.

이번 특별전에서 안성3·1운동기념관 소장 유품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김정중(1894~1943) 씨가 고향인 충남 아산시 영인면 신봉리에서 1919년 3·1운동 당시 직접 제작했던 ‘태극기’(700×740cm)다.

김 학예사는 “김정중 씨는 충남 아산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분이다. 그때 직접 만들어서 사용했던 태극기라고 (후손이) 직접 기증을 해주셨다”며 “당시 사용했던 태극기가 알려져 있지 않기에 귀중한 유물이기도 하고, 기념관뿐만 아니라 독립운동사에서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학예사에 따르면 이 태극기의 특징은 기존 태극기와 괘 등 모양이 다른 것이다. 당시에는 국기 자체가 정형화돼 있는 것이 아니었고, 제작할 때에는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규격화된 것은 해방 이후부터다.

또한 이번 전시에선 지난 2016년 ‘안성 독립운동 인물발굴사업’ 학술연구 조사 과정에서 새로 발견된 ‘범죄인 명부’(안성 삼죽면)도 만나볼 수 있었다.

일제강점기 때 형을 선고받은 범죄자들을 기록한 명부로 1919년부터 1958년까지 삼죽면에 거주한 331명의 주소, 출생지, 본적, 본명, 이명, 신분, 직업, 판결일, 죄명, 형량, 판결문 등을 자세하게 기록했다.

특히 1919년부터 1945년까지 일제강점기에 해당하는 인물은 175명으로, 이 시기에 독립운동에 참여해 일제로부터 형을 선고받아 옥고를 치르거나 태형(笞刑)을 받은 독립운동가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독립운동기념관 4곳 유물, 한자리에 모았다

◇김대용 학예사가 몽양 여운형 생가 기념관 부스에서 몽양 여운형 장례 때 주민들이 사용한 ‘만장’을 소개하고 있다. ⓒ경기G뉴스 고정현


몽양 여운형 생가 기념관 부스에선 ‘여운형 투쟁사’(1946년 총문각 간행 사본), 몽양 여운형 장례 때 주민들이 사용한 ‘만장’(挽章, 묘꼴동민 일동, 660×2,280cm, 사본), 조선체육회 상장(사본), 정관매진(正觀邁進, ‘바르게 보고 힘써 전진하라’는 뜻이 담긴 휘호) 친필(사본)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김대용 학예사는 “몽양 여운형 선생은 ‘독립운동가’, ‘국가재건’ 등이라는 큰 타이틀에서 활동을 하신 분이기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부스에선 관광지도(조선진약, 615×181cm, 사본), 예규유찬(例規類纂, 간수들이 형무소에서 지켜야 할 내용이 적힌 규정집, 사본), 명패 등이 소개됐으며, ‘의암 류인석 유적지 기념관’의 의병안(의병 명부), 의암 선생 친필편지(사본)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 기간은 오는 3월 31일까지다. 관람시간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과 그 전날이다. 관람요금은 무료다. 자세한 사항은 안성3·1운동기념관(031-678-2476~7)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