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살리는 공동체 사업…“우리 손으로 직접 뽑아요~”

◇23일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 6홀에서 ‘2017 따복공동체 주민제안공모사업 블록체인 심사’가 열렸다. ⓒ경기G뉴스 허선량


23일 오전 10시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 6홀 ‘2017 따복공동체 주민제안공모사업 블록체인심사’ 현장. 총 40개 테이블이 마련된 행사장 안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 최초로 진행되는 블록체인 심사에 참여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번 심사에 도입된 블록체인(Blockchain)은 정보를 특정기관의 중앙서버가 아닌 P2P 네트워크에 분산시켜 참가자 모두가 공동으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기술로 높은 보안성과 투명성이 장점이다.

이날 심사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강득구 연정부지사를 비롯해 이재준 도의회 기획재정위원장, 남경순 경제과학기술위원장, 박형덕 제1연정위원장, 김치백·고오환·오완석·박근철 도의원과 공모사업 참여자 등 2,300여 명이 참석했다.

본격적인 심사에 앞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미래의 학자이자 시민들이 이곳에 모였다”며 “블록체인이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할 텐데 사실 나도 모른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몰라도 이를 통해 세상을 바꿔 놓았듯 블록체인 역시 몇 년 안에 전 세계를 바꿔 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촛불민심의 핵심은 권력이 국민의 뜻에 반한 결정을 할 때, 내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때 국민들이 직접 자신들의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며 “여러분의 참여와 블록체인이라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통해 대의민주주의 한계를 직접민주주의 방식으로 보완해 나가자”고 인사말을 전했다.

심사 사회를 맡은 방송인 김미화 씨도 “현재 용인에서 마을 농부들과 함께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물건이 팔릴 때마다 기뻐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이것이 진정한 공동체의 삶이구나 깨닫고 있다”며 “오늘 블록체인 심사에 많은 사람들이 모인 만큼 공동체 사업과 관련 다양한 아이디어를 함께 공유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을 살리는 공동체 사업…“우리 손으로 직접 뽑아요~”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스마트폰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몰라도 이를 통해 세상을 바꿔 놓았듯 블록체인 역시 몇 년 안에 전 세계를 바꿔 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G뉴스 허선량


■ 872개 사업 중 지원사업, 주민이 직접 뽑아

올해 ‘경기도 따복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에는 공동체 활동분야 301개, 공간 활동분야 164개, 공간 조성분야 158개 등 총 872개 사업이 접수됐다.

따복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은 사업 전 과정을 주민 중심으로 추진하는 주민주도형 사업으로 심사과정에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게 된다. 이번 심사에는 공모사업을 신청한 872건의 사업을 12건씩 그룹 지어 공동체별 대표 1명과 구성원 9명 등 총 10명이 심사에 참여했다.

심사는 공동체 대표만이 심사에 참여하는 ‘오프라인 심사’와 구성원 9명이 참여하는 ‘온라인 심사’가 동시에 이뤄졌다.

오프라인 심사는 공동체 대표 815명이 자신들의 제안 사업에 대해 발표하고 서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도는 원활한 진행을 위해 대표 12명, 전문 심사위원 2명, 진행요원 1명 등 15명을 한 그룹으로 총 68개 그룹을 구성해 심사를 진행했다.



마을 살리는 공동체 사업…“우리 손으로 직접 뽑아요~”

◇올해 ‘경기도 따복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에는 공동체 활동분야 301개, 공간 활동분야 164개, 공간 조성분야 158개 등 총 872개 사업이 접수됐다. ⓒ경기G뉴스 허선량


그룹 내 대표들은 자신의 사업을 제외한 다른 11개 공동체에 점수를 줬으며, 최종 점수에는 대표 점수 70%, 전문 심사위원 점수 30%가 반영됐다.

온라인 심사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다른 공동체 발표를 온라인으로 시청하고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좋아요’를 눌러 투표하는 방식이다. ‘좋아요’ 1개당 1점씩 계산되며, 참여자 수가 많을 경우 가산점이 부여됐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만큼 보안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됐다. 온라인 참여자는 사전에 배부받은 QR코드를 통해야만 심사에 참여할 수 있다.

류인권 따복공동체지원단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공동체 대표 815명뿐 아니라 구성원 7,335명도 사업내용을 학습하고 직접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마을 살리는 공동체 사업…“우리 손으로 직접 뽑아요~”

◇온라인 심사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좋아요’를 눌러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경기G뉴스 허선량


■ 아이디어 공유로 공동체 역량 강화 기대

이번 따복공동체 공모사업에는 총 8,720명의 도민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 공동체 활동과 관련해 각자의 사례를 공유했다. 이는 주민대표만 참여했던 지난 심사와는 달리 이번에는 모든 참가자가 온라인으로 심사과정을 볼 수 있기 때문.

수원시 권선구에서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이병준 대표는 “동네아이들을 중심으로 교향악단을 운영하고 있다. 꾸준히 활동을 하다 보니 아이들뿐 아니라 엄마들 역시 음악활동에 대한 욕구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주부들을 대상으로 합창단 창단을 준비하고 있는데 따복공동체의 도움을 받고 싶어 공동체 활동 분야 공모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온라인 투표에 참여한 부천 소사본3동 안전마을만들기 김화심 씨는 “예전에는 대표 한 명만 심사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이번 블록체인 심사에는 온라인을 통해 공동체 구성원들도 심사과정을 보고 투표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실시간으로 진행되다보니 화면이 멈추는 등 다소 미흡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런 부분을 보완하면 굉장히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양평군청 김용옥 헬스투어팀장도 “정부와 지자체의 주도가 아니라 주민들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과정을 통해 심사를 떠나 오히려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며 “특히 이번 심사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주민들이 직접 사업 선정에 참여할 수 있었던 만큼 감동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마을 살리는 공동체 사업…“우리 손으로 직접 뽑아요~”

◇사회를 맡은 방송인 김미화 씨는 오늘 블록체인 심사에 많은 사람들이 모인 만큼 공동체 사업과 관련 다양한 아이디어를 함께 공유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G뉴스 허선량


이날 심사 결과는 당일 현장에서 발표됐다. 우선, 공동체활동지원 분야는 ▲‘해맑은 어린이 도서관’, ‘행복마을 샘터’ 등 260개 사업이 선정됐다.

또 공간조성지원 분야는 ▲‘나들이 공동체’, ‘푸른어린이 작은도서관’ 등 70개 사업이, 공간활동지원 분야는 ▲‘별꽃 작은도서관’, ‘독서와 행복을 나르는 사람들’ 등 120개 사업이 뽑혔다. 도는 이번에 선정된 사업에 올해 총 3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한편, 따복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은 도내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공동체가 제안한 사업을 경기도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따복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을 통해 공동체활동지원 분야에서 109개 공동체, 공간조성지원 분야에서 49개 공동체, 공간활동지원 분야에서 104개 공동체 등 262개 공동체를 선정해 총 16억5,000만 원을 지원한 바 있다.



마을 살리는 공동체 사업…“우리 손으로 직접 뽑아요~”

◇블록체인 심사가 끝난 후 그룹별 참석자들이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기G뉴스 허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