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오는 6월 29일 열리는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 시즌4’ 최종 본선을 통해 440억 원 특별조정교부금의 주인공을 결정한다. ⓒ경기G뉴스
예부터 ‘경기 5악(岳)’ 중 하나로 꼽히던 파주 감악산은 운계폭포, 설마천 계곡 등 수려한 산세로 유명한 명산이다.
해발 675m에 이르는 이 산은 연간 38만 명이 오르는 등 등산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으며,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경기북부를 덮친 대홍수와 함께 무허가 음식점 일제정리가 이뤄지면서 관광지로서 감악산의 위상은 급격히 추락했다.
주차장, 식당 등 편의시설이 전무한 감악산을 사람들이 외면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1년 한 해 방문객이 15만 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자 파주뿐 아니라 양주, 연천 등 지역상권도 직격탄을 맞았다.
천혜의 자연경관만으로는 떠나는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기에 역부족이었다. 이에 파주시는 지난 2011년 감악산 종합발전계획을 수립, 새로운 변화를 꾀했다.
문제는 돈이었다. 사업을 추진하기엔 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그렇게 시간만 흘려보내던 파주시는 경기도로부터 한 장의 공문을 받았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식의 정책 오디션이 열리니 참가하라는 내용이었다.
무려 400억 원의 시책추진보전금(현 특별조정교부금)을 걸고 31개 시·군이 치열한 아이디어 대결을 펼치는 ‘제1회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의 시작이었다.
2014년 ‘감악산 힐링테마파크 조성사업’ 아이디어를 들고 오디션에 참가한 파주시는 그해 혁신상을 수상하며, 신청금액 100억 원 중 66%에 해당하는 66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이는 감악산 변화의 마중물이 됐다.
드디어 2016년 가을, 감악산에 길이 150m, 폭 1.5m에 달하는 국내 최장 길이의 ‘출렁다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감악산 실마리 계곡을 가로지르는 이 아찔한 다리는 곧바로 여러 언론매체 등에 보도되면서 관광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했고, 이에 힘입어 감악산은 지난 4월 누적방문객 50만 명을 돌파했다.
◇감악산 출렁다리는 제1회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 공모사업인 ‘감악산 힐링테마파크 조성’의 대표사업이다. ⓒ경기G뉴스 허선량
■ ‘선택과 집중’으로 사업 실효성 높여
‘감악산 힐링테마파크’ 조성사업은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이 지원한 대표적인 우수사례 중 하나다. 이 사업은 파주와 양주, 연천을 잇는 21km의 둘레길과 연계돼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고용창출 확대라는 지역상생사업의 롤모델로 각광받으며, 많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2014년 도입된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은 예산집행의 혁신이란 평가와 함께 도내 시·군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이끄는 아이디어의 보고(寶庫)가 되고 있다.
특히 이 오디션이 혁신이라고 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선택과 집중’으로, 기존 시책추진보전금의 아쉬운 점을 보완했기 때문이다.
시책추진보전금(현 특별조정교부금)은 도가 시·군에 지원하는 예산으로, 기존에는 시장, 군수가 예산을 신청하면 예산부서에서 사업 검토 후, 도지사 결재를 받아 10억 원 내외의 예산을 각 시·군에 배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골고루 나누는 방식이다 보니 각 시·군이 모두 지원받는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사업투자에 활용되기엔 턱없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실례로 경기도는 오디션 도입 전인 2013년 1,762억 원의 재정보전금(조정교부금으로 명칭 변경)을 집행하면서, 31개 시·군 69개 사업에 각 4억7,000여만 원을 지원했다.
이러한 방식이 사업의 실효성을 떨어트린다고 판단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도지사 고유권한인 특별조정교부금 중 4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도내 31개 시·군이 공모를 통해 차지할 수 있도록 내놓았다. 될 수 있는 사업에 ‘통’ 크게 투자하는 것. 바로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2014년 도입된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은 3년간 22개 사업, 총 1,240억 원을 지원했다. ⓒ경기G뉴스 고정현
■ 3년간 22개 사업, 총 1240억 원 지원
예산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현안에 집중하기 위해 도입된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은 2014년 7개 사업에 400억 원, 2015년 8개 사업에 440억 원, 2016년 7개 사업에 400억 원 등 총 1,240억 원 규모의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했다.
우선 시즌1에서는 대상인 ‘굿모닝상’에 ▲가평군 ‘가평 뮤직 빌리지(100억 원)’ 사업이 뽑혔고, 금상 ‘넥스트상’은 ▲시흥시 ‘경기 서부 융복합지원센터 건립(82억 원)’ ▲부천시 ‘웹툰의 글로벌콘텐츠 프로젝트 통한 일자리 창출(33억 원)’ 사업이 각각 선정됐다.
또 은상 ‘창조상’은 ▲포천시 ‘한여울 행복마을 커뮤니티 조성(67억 원)’ ▲안산시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센터(19억 원)’, 동상 ‘혁신상’은 ▲파주시 ‘감악산 힐링테마파크 조성(67억 원)’ ▲양평군 ‘힐링건강지역만들기(32억 원)’ 사업이 수상했다.
시즌2에서는 ▲광명시 ‘광명동굴 세계로 비상하다(100억 원)’가 굿모닝상을 수상, 100억 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받았다.
이어 넥스트상은 ▲화성시 ‘유소년 야구메카 조성(85억 원)’이, 창조상은 ▲시흥시 ‘경기청년협업 마을만들기(75억 원)’ ▲연천군 ‘연천율무특화 미라클타운조성(75억 원)’ ▲동두천시 ‘놀자숲 조성(75억 원)’이 선정됐다.
이 밖에 ▲가평군 ‘연극도시 가평’ ▲고양시 ‘영상창조타운 조성’ ▲군포시 ‘G노인행복업 센터 조성’ 사업은 혁신상을 받아 각각 10억 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받았다.
특히, 시흥시 ‘경기청년협업마을’ 사업은 청년들의 창업활동을 위한 입주공간인 열림관·가치관 등 11개실에 11개 팀의 청년 창업자가 입주해 활동하는 등 경기도 청년창업의 메카로 거듭났다는 평가와 함께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의 우수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시즌3 ‘굿모닝상’의 주인공은 남양주의 ‘슬로라이프 미식관광 플랫폼 조성(70억 원)’ 사업이 차지했다.
또 ‘넥스트상’은 광명시 ‘업사이클 문화산업 클러스터(55억 원)’와 가평군 ‘청평고을 조성’ 사업(79억 원)’이, ‘창조상’은 동두천시 ‘두드림 5060청춘로드(67억 원)’와 화성시 ‘노노카페 커피’ 사업(49억 원), ‘혁신상’은 오산시 ‘인성 에듀타운(49억 원)’과 파주시 ‘마장호수 휴 프로젝트(31억 원)’가 수상했다.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 참가 지자체의 톡톡 튀는 프레젠테이션과 응원전은 오디션의 또 다른 볼거리다. ⓒ경기G뉴스 고정현
■ 대대적인 개편으로 더 강력해진 시즌4
올해 6월 29일, 시즌4 개막을 앞둔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은 지난 3번의 오디션에서 도출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대대적인 개편에 돌입했다.
우선, 본선 진출팀을 기존 7개 시·군에서 10개 시·군으로, 총상금을 400억 원에서 440억 원으로 각각 확대했다.
또 1위는 신청액의 100%, 2위 2팀은 신청액의 75% 등 순위에 따라 상금 지급 비율을 정했던 기존 방식을, 1위 100억 원, 2위 2팀 각 50억 원 등 10개 팀에 총 440억 원을 신청금액 범위 내에서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는 지급 비율에 따라 시상금을 지급할 경우 순위 간 시상금 역전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시·군 간 규모에 상관없이 진행됐던 공모 방식은 인구 규모별로 4개 그룹으로 나눠 진행된다. 이는 그동안 규모가 작은 시·군에 편향돼 시상이 이뤄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1그룹에는 수원·고양·성남 등 8개 시·군이, 2그룹에는 화성·평택 등 8개 시·군, 3그룹에는 군포·오산 등 8개 시·군, 4그룹에는 하남·여주·양평 등 7개 시·군이 속해 그룹별로 경쟁을 펼치게 된다.
특히 ‘경기도주식회사’나 ‘공유적 시장경제’ 등 도정 주요 과제와 시·군 사업을 연계한 제안사업에는 가점을 부과해 일자리 창출 기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본 심사에 블록체인(Block chain)을 접목한 온라인 투표를 도입, 도민 참여를 확대했다.
◇올해 6월 29일 열리는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 시즌4는 총 49개 사업이 신청한 가운데 현장심사와 예비심사를 통과한 10개 사업이 최종 본선에 진출했다. ⓒ경기G뉴스
■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 시즌4’의 승자는? |
올해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 시즌4에는 총 49개 사업이 신청한 가운데 현장심사와 예비심사를 통과한 10개 사업이 최종 본선에 진출했다. 선정된 사업은 ▲남양주시의 수동고을 생생 플랫폼 ▲용인시의 드림밸리 코쿤센터 조성 ▲연천군의 Hi-story 캠핑여행 추억과 시간을 디자인하다 ▲여주시의 맘스 아일랜드 ▲포천시의 포천 청년여행창고 조성 ▲안산시의 청년예술창작소 A-빌리지 조성 ▲안성시의 안성맞춤 콘텐츠 밸리 조성 ▲군포시의 그림책 박물관 공원-PUMP 조성 ▲평택시의 오성강변 둑방길 르네상스 ▲양평군의 양강 예술문화플랫폼 조성 등이다. 최고 100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을 프로젝트를 가리는 ‘2017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 본선은 오는 6월 29일 킨텍스 그랜드볼룸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