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선 경기도의원(자유한국당·의정부2)은 적십자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20여 년 넘게 자원봉사를 하며 시의원을 거쳐 9대 경기도의회에 입성했다. ⓒ경기G뉴스 고정현
■ 적십자 자원봉사로 시작한 ‘정치 외길 인생’
의정부 경기도청 북부청사에 있는 경기도의회 지역상담소에서 정진선(자유한국당·의정부2) 의원을 만났다. 폭염이 살짝 비켜간 지난 14일 오전이었다. 먼저 와 있던 정 의원이 반갑게 취재진을 맞아주었다.
그는 의정부를 떠나서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지역 토박이다. 초중고, 대학까지 의정부에서 나왔다. 그는 젊은 나이에 지역에서 정당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정치 기반을 다져 나갔다.
“1980년대 들어 제가 20대 시절부터 정당활동(당시 민정당)을 시작했어요. 사실 말이 정당이지, 정당들이 그 당시에는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할 때였어요.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지나치게 인물 위주로만 흘러가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지요.”
누구보다 지역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그는 자원봉사활동도 하게 됐다.
“적십자 봉사활동을 15년 동안 해왔어요. 적십자 의정부지구협의회 총무로 연천, 동두천 수해복구나 불우이웃돕기 등의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다 보니 초대 의정부시 자원봉사센터장까지 맡게 됐어요.”
20여 년 넘게 자원봉사를 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텐데, 그 긴 시간 동안 어려운 이웃을 수없이 도왔을 그의 두 손으로 저절로 눈길이 갔다.
■ 소록도 봉사, 10년 넘게 이어와
정 의원은 자원봉사센터장을 맡아 일하다가 2008년부터 1년에 두 차례 소록도 봉사를 주관해왔다. 소록도는 알다시피 한센병 환자들이 현재 600여 명이 기거하는 전남 고흥에 위치한 섬으로 나병 환자들의 애환과 슬픔이 서린 고립의 섬이다.
정 의원은 일반인 지역이 아닌 한센병 환자들의 생활공간에 들어가 소독과 도배, 장판 교체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쳤다.
“국가에서 쌀과 부식이 배급되지만 그분들 손이 불편해서 조리할 때 정말 힘들어해요. 그래서 칼을 갈아주거나 통조림을 따주는 등 생활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도와드리곤 했어요.”
“소록도의 한센병 환자들에 대한 편견이 심해요. 사실 전염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거든요. 600명 중 10명이 보균자라해도 전염되는 일은 없어요. 일반인 중에 꺼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럴 필요는 없거든요. 잘 몰라서 그러는 경우라고 생각해요.”
“그분들이 타 준 커피를 마시고 같이 밥을 먹고 같이 대화를 나누는 일은 마음의 문을 열고 진정한 봉사자의 마음으로 다가가지 않으면 불가능해요.”
소록도 봉사로 인해 의정부 지역 자원봉사자들의 결속력은 더욱 단단해졌고, 조직도 잘 정비됐다. 그들은 소록도 봉사 후기를 수기로 써 책을 내기도 했다. 정 의원은 “자원봉사자들 스스로 봉사 이후 많은 것을 배우고 생활에 변화가 생겼다고 말하는 걸 보면 봉사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우리 자신인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정 의원은 자원봉사센터장을 맡아 일하다가 2008년부터 1년에 두 차례 소록도 봉사를 주관해왔다. ⓒ경기G뉴스 고정현
◇정 의원은 한 번도 의정부를 떠난 적 없는 지역 토박이로 의정부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경기G뉴스 고정현
■ 시의원도 도의원도 보궐선거로 당선…비결은?
“자원봉사를 하다 보면 거의 매일 주민들과 만나게 돼요. 그분들이 불편해하는 점과 아쉬워하는 부분이 뭔지 대화를 통해 자세히 알게 되죠. 10년 전 시의원도 보궐로 당선돼 활동을 했고 9대 도의원도 보궐로 당선이 된 것을 보면 제가 의정부를 위해 열심히 일한 것이 평가를 받았다는 증거가 아니겠어요?(웃음)”
그는 거주지가 아닌 다른 지역구로 출마를 했는데도 당선이 됐다. 그만큼 정 의원의 인지도가 의정부 전 지역으로 고르게 퍼져 있다는 얘기다.
“선거일을 20일 남겨놓고 출마할 당시 사람들이 상대 당 텃밭이라 보나 마나 패한다고 했어요. 준비기간도 없었고요. 그런데 뚜껑을 열고 보니 당선이 됐잖아요. 의정부가 다 뒤집어졌다니까요.”
그가 인지도를 얻게 된 데는 부친의 영향도 크다. 그의 부친은 의정부 중앙극장 앞에서 양복점을 운영했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의정부 사람들이 부친이 만든 양복을 옛날부터 입었을까. 물론 인지도만 높다고 정치인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닐 터.
“제가 봤을 때 성공 요인은 사심 없고 조건 없는 장기간의 봉사활동 덕분에 저를 반대하는 안티 세력이 없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마음을 품고 저 자신을 내세우기 위한 형식적인 봉사를 했다면 이런 결과는 없었을 거예요.”
■ “의정부는 지금 휴식이 필요하다”
정 의원이 나고 자란 의정부는 그에게 일상의 공간이다. 의정부는 경기북부의 중심이지만 주민들의 삶은 중심에서 멀리 벗어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제가 맡고 있는 호원 1, 2동과 의정부 2동은 서울로 가는 관문에 있는 동네인데 주민들이 쉴 공간이 없어서 민원이 많은 곳입니다. 도봉산이 있고 경원선이 지나가고 중량천이 흐르고 국도가 지나가니 공간이 부족하고 답답하지요. 개천과 국도변 사이에 아파트를 지어서 주민들만의 공간이 없어요. 답답하기 그지없고, 주민들이 여가생활을 즐길 시설도 전무합니다.”
“주변 군부대 예비군훈련장이 이전을 하면 그곳에 문화시설을 만들고 싶은데 국방부와 연결된 사업들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다른 지역에서 군부대 시설을 받아줘야만 이전이 가능한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그는 거주지가 아닌 다른 지역구로 출마를 했는데도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됐다. 그만큼 정 의원의 인지도가 의정부 전 지역으로 고르게 퍼져 있다는 얘기다. ⓒ경기G뉴스 고정현
■ 도의원과 시의원의 민원 해결 ‘콜라보’
“정치인으로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하나 있어요. 바로 ‘소통 능력’이에요. 또한 정치인이 갖춰야 할 덕목은 ‘책임감’, ‘희생과 봉사정신’, ‘애국심’이라고 생각해요.”
“일을 하면서 소통을 늘 하는데 곰곰이 생각하니 시의원들과 연대해 지역 숙원사업과 민원을 해결하는 방법이 효율적일 거라는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당을 떠나 시의원들이 정 의원에게 민원을 들고 오면 도(道)와 시(市) 차원에서 예산 확보 등 해결 방안을 각각 분담해 찾아내는 식이다. 현재 잘 진행되고 있어 정 의원은 대체로 만족한다고 했다.
“제 상임위가 교육위원회잖아요. 그래서 교육청 실무자, 북부청과 본청 관계자, 교장단, 운영위원회 임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합니다.”
일의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그는 “도 차원에서 할 일이 뭔지 전수조사를 해서 현안을 분석·파악한 후 일 처리를 하는 것이 두 번 일 안 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필요한 게 뭔지 미리미리 소통하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 필요한데 가만히 있다가 예산만 달라는 식이면 답답한 노릇 아니겠어요?”
■ “효율성·합리성 갖춘 교육행정 추구할 터”
교육위원으로서 그가 요즘 집중하는 현안은 연정사업 중 하나인 교육환경개선사업이다. 교육청과 협의하에 각급 학교의 노후된 화장실과 우레탄 운동장 교체, 급식실과 체육관 건립·개선 등을 시행하는 사업이다. 체육관의 경우 도비 예산이 없어 국비 예산이 80% 책정되는데 가끔 조율이 안 돼 건립조차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를 없애려면 학교 체육관 건립 예산을 도교육청에 미리 줘 필요한 학교에 배분하면 된다는 게 정 의원의 생각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입니다. 경기도가 한발 앞서 나가야 해요. 교육 여건과 학교 환경개선을 위해 할 일이 너무나 많아요. 내년 6월까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추경예산과 내년 본예산에 올릴 것들을 분류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학생들이 좋은 여건에서 학업에 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그는 경기도민을 위한 의정활동으로 분주하다 보니 지역 행사장에 자주 얼굴을 비치지 못하더라도 지역주민들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가 행사장에 나타나지 못해도 그 시간에 경기도를 위한 일을 하고 있거든요.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저를 응원해주시고 더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신나게 일을 하죠.”
자원봉사자로 연천 수해복구지역에 투입돼 썩어가는 동물사체를 치우는 등 궃은일을 도맡아 하다 피부병까지 걸린 정진선 의원. 오늘도 그는 지역상담소의 불을 밝히고 의정부시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그의 노력이 밑거름이 돼 경기북부의 중심, 의정부가 더욱 살기 좋은 지역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그는 정치인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소통 능력’이라며, 또한 정치인이 갖춰야 할 덕목은 ‘책임감’, ‘희생과 봉사정신’, ‘애국심’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경기G뉴스 고정현
아이콘정진선 경기도의원은? |
○ 의정부공업고등학교 졸업 ○ 경민대학교 졸업 ○ 의정부문화원 사무국장 ○ 2002학년도 고등학교 평가위원 ○ 의정부시의회 제4대의원 ○ 대한적십자의정부추동봉사회장 ○ 의정부시자원봉사센터장 ○ 의정부시지역자율방재단장 ○ 사)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 이사 ○ 사)경기도 자원봉사센터 이사 ○ 제9대 경기도의회 의원 - 도시환경위원회 위원 - 교육위원(2016.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