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임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고양5)은 “지방자치를 실현하려면,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자치가 중요하다”며 “지방자치를 위해선 실질적 지방분권이 돼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경기G뉴스 고정현
경기도의회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헌법개정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경기도의회 헌법개정 지방분권위원회가 지난 8월 18일 제1차 회의를 갖고, 위원장에 김유임 의원을, 부위원장에 김성호 자이법연구원 부원장을 각각 선출했다.
지난 8월 하순 고양시청 경기도의회 지역상담소에서 만난 김유임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고양5)은 “지방자치를 실현하려면,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자치가 중요하다”며 “지방자치를 위해선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돼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 지방분권위, 전국 최초…헌법 개정안 참여 초점
경기도의회는 이미 지난 2013년과 2014년 ‘경기도의회 지방분권 특별위원회’와 ‘경기도의회 혁신 및 지방분권 강화 특별위원회’를 각각 설치·운영한 바 있다.
기존 지방분권 관련 특위와의 차이점에 대해 김유임 의원은 “기존에는 지방분권이 안 돼 있기에 강화하기 위한 조치와 법령에 집중했다면, 이번 위원회는 헌법개정안에 초점을 맞춰 만들어졌다”며 “국회가 이번에 발의하는 안에 경기도의회가 만든 안이 들어갈 수 있도록 활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분권위원회는 도의원 10명, 외부전문가 8명, 당연직 3명 등 총 21명으로 구성되고, 활동기간은 2017년 8월부터 2018년 6월까지다.
앞서 김 의원은 ‘경기도의회 헌법개정을 위한 지방분권위원회 구성 및 운영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으며, 이 조례는 지난 제321회 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위원으로 위촉된 도의원은 김유임(경제기술과학위원회), 김현삼(경제기술과학위원회), 박옥분(여성가족교육협력위원회), 안혜영(교육위원회), 양근서(기획재정위원회), 정희시(보건복지위원회), 명상욱(교육위원회), 방성환(교육위원회), 지미연(보건복지위원회), 김지환(도시환경위원회) 의원 등이다.
◇김유임 의원은 ‘경기도의회 헌법개정을 위한 지방분권위원회 구성 및 운영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으며, 이 조례는 지난 제321회 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경기G뉴스 고정현
외부전문가에는 김성호 자치법연구원 부원장, 신원득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원, 안영훈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대외협력단장, 정준현 단국대 법학과 교수, 진세혁 평택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차현숙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실장, 최봉석 동국대학교 법학과 교수 등이 위촉됐다.
당연직 위원에는 조청식 경기도 기획조정실장, 최원용 도 의회사무처장, 우미리 도 자치행정국장이 참여한다.
지방분권위원회는 9월 정책토론회, 10월 도민의견 수렴, 소위원회 활동 결과 토론 및 개헌안 도출, 11월 개헌 최종안 의결, 12월 개헌 건의안 반영을 위한 대외활동, 2018년 1월 도민 대상 홍보 및 교육, 2월~6월 지방분권 정책 발굴 및 제안 등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헌법개정과 관련, 김 의원은 “장기적으로 후대를 위한 헌법(개정)이 됐으면 한다. 9차(헌법개정)가 지난 1987년 10월에 있었으니 벌써 29년이 흘렀다”며 “앞으로 30년 앞을 내다보면서 후대를 생각한다면 작은 부분으로 갈등할 필요가 없다. (경기도의회가) 주도적으로 (헌법개정을) 준비해 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G뉴스 고정현
“지난번 국정농단 사태는 국민이 주민이 되는 시스템이 안 됐기에 발생했지요. 민(民)을 위해 쓰이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혁명을 거치면서 국가에 대한 많은 생각을 국민이 하게 됐죠. (헌법개정안은) 국회 법률안을 넘어 국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형태가 될 것으로 봅니다.”
헌법개정과 관련, 김 의원은 “장기적으로 후대를 위한 헌법(개정)이 됐으면 한다. 9차(헌법개정)가 지난 1987년 10월에 있었으니 벌써 29년이 흘렀다”며 “앞으로 30년 앞을 내다보면서 후대를 생각한다면 작은 부분으로 갈등할 필요가 없다. (경기도의회가) 주도적으로 (헌법개정을) 준비해 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회 헌법개정 지방분권위원회의 활동과 그 결과물은 전국의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개헌활동에 크나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의원은 “지방의회 최초로 위원회를 법률로 설치하고 예산을 펼치는 사례”라며 “그만큼 역할이 막중하다고 본다. 경기도의회가 다른 지자체도 위원회를 만들도록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나아가 연대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여성정치 발전 위해 정치 입문”
◇고양시청 경기도의회 지역상담소에서 김유임 의원이 상담소 직원과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경기G뉴스 고정현
살다 보면 누구든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휴식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도전이기도 하며, 휴식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김 의원은 지난 1998년 전국 동시 지방선거를 통해 고양시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정당 활동이 전무한 상황에서 30대 여성으로 정치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이다.
인생의 터닝포인트에 대해 김 의원은 “1998년 고양시 여성단체(고양여성민우회) 추천 시민후보로 출마해 고양시의원에 당선된 일”이라며 “여성단체의 힘을 키우기 위해 단체의 권유로 갑자기 출마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김 의원은 지난 1997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여성민우회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1987년 설립된 대한민국의 여성단체로, 성평등한 민주사회와 여성대중운동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후 제3, 4대 고양시의원으로 지역을 위해 일했으며, 통합민주당 경기도당 공동여성위원장, 민주당 경기도당 대변인 등으로 활동했다. 이어 제8대 경기도의회에 입성했으며, 제9대 경기도의원으로 당선됐다.
“시민단체에서 10년 정도 활동했죠. 여성정치인의 수가 지방의회에 너무 적었습니다. 여성정치 세력화가 그때 여성단체의 사업이었는데, 거의 강제로 출마했죠.”
당시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김 의원은 짧은 선거 기간에 여성단체 회원들이 전원 자원봉사로 참여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김 의원은 “(정치입문을) 후회한 적은 없다”며 “정치활동이야말로 사회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의 의정활동 가운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질문하니, 김 의원은 ‘학교용지 분담금’ 갈등을 해결한 것과 ‘경기도 전체 산하기관장 인사추천위원회’를 만든 일이라고 답했다. ⓒ경기G뉴스 고정현
그동안의 의정활동 가운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질문하니, ‘학교용지 분담금’ 갈등을 해결한 것과 ‘경기도 전체 산하기관장 인사추천위원회’를 만든 일이라고 답했다.
“학교용지 분담금 문제는 13년 동안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간의 최대 갈등 사안이었죠. 액수가 1조9,000억 원이 넘었어요. 너무 긴 시간이고 큰 금액이었기에 엄두가 안 나서 갈등이 커졌던 거죠. 결국 피해는 학생에게 갑니다. 학교 100개를 짓는 게 지연되고 있었죠.”
당시 해당 상임위원장(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이었던 김 의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무협의회를 꾸려 1년 동안 비공식 회의를 진행했다.
“돈이 오가니, 진짜 실무적으로 계산을 해보자, 정보를 서로 주자는 생각이었죠. 도청에는 징수 금액, 교육청은 지출 얼마 등 이런 식으로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팀을 만들고 숫자로 계산했죠. 그 당시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이 잘 판단했고, 실질적으로 계산하면서 조항을 찾고, 법제처 질의도 직접 받고, 변호사에게 법률 자문도 받았죠.”
김 의원은 이 과정에서 학교용지분담금 1조9,277원을 10년에 걸쳐 경기도가 도교육청에 지급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걸 해결하니 교육부에서 3번 확인을 했습니다. 당시 진행 매뉴얼을 (교육부에서) 전국 교육청에 보냈고, 경기도 사례를 모델 삼아 전국 3군데에서 갈등을 해결했다고 들었습니다.(웃음)”
■ 한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몇 년이 걸려도 공약을 반드시 실천하고 책임지는 매니페스토 의원으로 남고 싶다”며 “앞길을 먼저 개척해나가는 여성정치인으로서 롤모델이 되도록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경기G뉴스 고정현
김 의원은 롤모델 정치인으로 독일 메르켈 총리를 꼽았다.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정책 결정을 합리적으로 하고 총리로서 리더십 뛰어나기 때문”이라며 “독일 경제를 발전시키고, 복지도 강화했다. 미래를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한 정책도 잘 만드는 능력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앞으로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결혼해보니 남녀가 많이 불평등하다는 걸 알았죠. 일도 하고, 가사와 육아도 책임지니까요. 저는 시부모님하고 같이 살았기에 일이 여러 가지로 많았습니다.”
김 의원은 “딸을 낳고 난 뒤 오랫동안 생각했던 일이다. 친정어머니가 나를 ‘천하의 내 딸’이라고 불렀다. ‘천하의 김유임도 이 문제(성평등화)가 가슴 아픈데, 개인이 아닌 사회의 문제구조를 바꿔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한 후, “성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일이 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몇 년이 걸려도 공약을 반드시 실천하고 책임지는 매니페스토 의원으로 남고 싶다”며 “앞길을 먼저 개척해나가는 여성정치인으로서 롤모델이 되도록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의 말이 오랫동안 귓가에 남았다.
아이콘김유임 경기도의원은? |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행정학 석사)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제3,4대 고양시의회 의원 ○한국여성민우회 자문위원 ○여성정치희망포럼 공동대표 ○고양여성 민우회 정책위원 ○민주당 경기도당 대변인 ○제8대 경기도의회 의원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장 -보건복지공보위원 ○제9대 경기도의회 의원 -부의장/농정해양위원 -경제과학기술위원(2016.7.17~) |